환경교육현장을 만들어 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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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댓글 0건 조회 7,133회 작성일 13-02-16 17:59본문
환경교육현장을 만들어 가며
조정애 (환경보전교육센터 환경교육 활동가)
지금 써 내려가는 글이 환경교육 현장 활동가 이름으로 작성하는 글이라 상당히 부담스럽다. 사실 매번 환경교육 현장에 설 때마다 모든 참여자에게 환경실천을 강조하고 때로는 강요하기도 하며 나 스스로의 생활에 부끄러울 때도 있다. 이글 역시 조금은 쑥스러운 마음과 조금은 부끄러운 마음으로 채워질 것 같다.
몇년 전 환경과 생태를 처음 공부하면서 지금까지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던 환경문제를 새롭게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는 현장에 서면서 환경수업을 준비하며 여러 환경문제들을 다시 공부한다. 올해 5월부터 시작한 부천의 라이프지역아동센터 환경교육은 ‘지구온난화’에 대한 주제로 엮어졌다. 현재 지구상 가장 큰 환경문제 중 하나인 지구온난화에 많은 고민을 못하고 있다가 수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 스스로를 되돌아보았다. 주섬주섬 읽기 시작한 지구온난화 자료들은 그 용어부터 내 머리를 아프게 했다. 또 아이들이 지구온난화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자기 문제화하는 과정을 만들기 위해 적절한 놀이와 체험활동을 접목하려니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나날들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며칠 밤을 새기도 했다. 그런데 결국 그 과정들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주는 시간이 된 것 같다. 현장 활동가로서 알아야 하는 기본적인 환경지식과 새로운 현장 프로그램의 개발, 그리고 주부로서 환경실천을 좀 더 하게 되는 소중한 계기를 만들어 주는 시간이었다. 결과적으로 나 스스로를 다 잡아 가며 내 생활에 조금씩 변화를 만들어 간 것이 어찌 보면 스스로에게 가장 큰 소득을 얻었다고 볼 수 있겠다.
첫 번째 활동은 여러 고민 끝에 라이프지역아동센터 근처에 있는 도당공원(도당산)에서 진행했다. 첫 활동은 생태계의 순환에 대기오염을 접목해서 진행했다. 숲과 지구온난화의 관계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때 마침 활동 전날 내린 비 덕분에 숲은 촉촉이 적셔 있었고, 만개한 꽃들이 하나 둘 떨어지던 초여름같은 5월이었지만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 덕에 땡볕더위는 피할 수 있었다.
‘나무 바꿔 놀이’ 프로그램을 도입활동으로 시작했다. 숲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지만 일부러 손 내밀어 만져보거나 관찰해 본 경험이 없는 라이프 아이들은 놀이의 대상이 되었던 나무에 호기심을 갖고, 또 만져보며 나무가 살아 있음을 알아 갔다. 그렇게 활동하기를 몇분 쯤 지나 한아이가 딱따구리 집을 발견했고, 아이들은 나무와 함께 살아가는 생명체가 있음에 놀라며 경이로운 탄성을 자아냈다. 그리고 가끔씩 나타나는 청솔모나 다람쥐와 마주치면 숲이 떠나가라 함성을 질러댔다. 내 뒤를 졸졸 따라 다니던 한 아이가 아주 조심스럽게 친구의 어깨를 빌려 무등을 타고 올라가 딱따구리 집안을 드려다 본 후 친구들에게 자랑하던 모습도 생각난다.
숲 속에 베어진 나무도 환경교육의 소중한 재료가 된다. 도당공원 숲길은 등산로를 제외하고는 사람의 접근을 통제했다. 사실 숲에서 등산로를 제외한 곳은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다. 숲에서 우리에게 허락된 공간은 거기까지이다. 나머지는 숲에서 살아가는 숲의 주인들이 살아가는 공간이다. 그 덕에 숲 가꾸기 차원에서 베어 놓은 나무들이 잘 보존되어 있었다. 아이들은 그걸 놓칠 새라 모두들 쓰러져 누워있는 나무위로 올라가 줄 지어 걷기 시작했다. 그 순간 산 위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그리고 머리 위에 있던 아까시 나무에서 예쁜 꽃눈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5월에 내리는 꽃눈을 맞으며 어느새 숲과 친구가 되었다. 그리고 이 풍경을 놓칠 새라 라이프지역아동센터 선생님은 카메라를 꺼내 들었고 아이들은 하나 둘 얼음땡 놀이를 하듯 각자의 표정과 행동을 바꾸며 꽃눈 속 주인공이 되었다.
여러 가지 숲 체험 활동을 진행하고 난 마지막 활동은 “대기오염을 막아라!”라는 놀이로 장식했다. 예전엔 대기오염물질이 산성비의 원인이네, 호흡기질환의 원인이네 했지만, 이제는 거기에 한 가지가 더 추가 되었다. 바로 지구온난화의 원인이라는 점까지 추가 되었다. 사실 원인은 대기오염에 있는 것이 아닌 사람들한테 있는데 말이다. 이 놀이는 나무를 많이 심고 숲을 가꾸면 대기오염도 막고 지구온난화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앞서 진행한 활동에서 숲의 생명력과 풍경에 심취한 아이들이 지구온난화의 원인 중 하나인 대기오염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숲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됐다. 이날 2시간 동안의 활동에서 아이들은 지도자가 주입식으로 지식을 전달하지 않아도 체험과 감성을 통해 얻어낸 깨달음을 통해 환경문제 해결에 스스로가 나서야함을 알게 됐다. 이 활동 후 5회차에 거쳐 진행된 지구온난화 환경교육은 첫 활동에 매력에 빠져서 인지 몰라도 여름철 찜통더위에도 지칠 줄 모르고 참여한 아이들 덕분에 즐겁게 마무리 되었다.
환경교육 현장에는 아이들이 있다. 아이들은 환경교육 현장에서 환경의 중요성을 온몸으로 느낀다. 그리고 우리는 매일 매일 아이들을 기다리며 현장을 만들어 간다. 살아있는 모든 생명이 건강해질 수 있는 환경을 위해. . .
2008년 9월. 환경일보
조정애 (환경보전교육센터 환경교육 활동가)
지금 써 내려가는 글이 환경교육 현장 활동가 이름으로 작성하는 글이라 상당히 부담스럽다. 사실 매번 환경교육 현장에 설 때마다 모든 참여자에게 환경실천을 강조하고 때로는 강요하기도 하며 나 스스로의 생활에 부끄러울 때도 있다. 이글 역시 조금은 쑥스러운 마음과 조금은 부끄러운 마음으로 채워질 것 같다.
몇년 전 환경과 생태를 처음 공부하면서 지금까지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던 환경문제를 새롭게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는 현장에 서면서 환경수업을 준비하며 여러 환경문제들을 다시 공부한다. 올해 5월부터 시작한 부천의 라이프지역아동센터 환경교육은 ‘지구온난화’에 대한 주제로 엮어졌다. 현재 지구상 가장 큰 환경문제 중 하나인 지구온난화에 많은 고민을 못하고 있다가 수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 스스로를 되돌아보았다. 주섬주섬 읽기 시작한 지구온난화 자료들은 그 용어부터 내 머리를 아프게 했다. 또 아이들이 지구온난화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자기 문제화하는 과정을 만들기 위해 적절한 놀이와 체험활동을 접목하려니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나날들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며칠 밤을 새기도 했다. 그런데 결국 그 과정들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주는 시간이 된 것 같다. 현장 활동가로서 알아야 하는 기본적인 환경지식과 새로운 현장 프로그램의 개발, 그리고 주부로서 환경실천을 좀 더 하게 되는 소중한 계기를 만들어 주는 시간이었다. 결과적으로 나 스스로를 다 잡아 가며 내 생활에 조금씩 변화를 만들어 간 것이 어찌 보면 스스로에게 가장 큰 소득을 얻었다고 볼 수 있겠다.
첫 번째 활동은 여러 고민 끝에 라이프지역아동센터 근처에 있는 도당공원(도당산)에서 진행했다. 첫 활동은 생태계의 순환에 대기오염을 접목해서 진행했다. 숲과 지구온난화의 관계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때 마침 활동 전날 내린 비 덕분에 숲은 촉촉이 적셔 있었고, 만개한 꽃들이 하나 둘 떨어지던 초여름같은 5월이었지만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 덕에 땡볕더위는 피할 수 있었다.
‘나무 바꿔 놀이’ 프로그램을 도입활동으로 시작했다. 숲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지만 일부러 손 내밀어 만져보거나 관찰해 본 경험이 없는 라이프 아이들은 놀이의 대상이 되었던 나무에 호기심을 갖고, 또 만져보며 나무가 살아 있음을 알아 갔다. 그렇게 활동하기를 몇분 쯤 지나 한아이가 딱따구리 집을 발견했고, 아이들은 나무와 함께 살아가는 생명체가 있음에 놀라며 경이로운 탄성을 자아냈다. 그리고 가끔씩 나타나는 청솔모나 다람쥐와 마주치면 숲이 떠나가라 함성을 질러댔다. 내 뒤를 졸졸 따라 다니던 한 아이가 아주 조심스럽게 친구의 어깨를 빌려 무등을 타고 올라가 딱따구리 집안을 드려다 본 후 친구들에게 자랑하던 모습도 생각난다.
숲 속에 베어진 나무도 환경교육의 소중한 재료가 된다. 도당공원 숲길은 등산로를 제외하고는 사람의 접근을 통제했다. 사실 숲에서 등산로를 제외한 곳은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다. 숲에서 우리에게 허락된 공간은 거기까지이다. 나머지는 숲에서 살아가는 숲의 주인들이 살아가는 공간이다. 그 덕에 숲 가꾸기 차원에서 베어 놓은 나무들이 잘 보존되어 있었다. 아이들은 그걸 놓칠 새라 모두들 쓰러져 누워있는 나무위로 올라가 줄 지어 걷기 시작했다. 그 순간 산 위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그리고 머리 위에 있던 아까시 나무에서 예쁜 꽃눈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5월에 내리는 꽃눈을 맞으며 어느새 숲과 친구가 되었다. 그리고 이 풍경을 놓칠 새라 라이프지역아동센터 선생님은 카메라를 꺼내 들었고 아이들은 하나 둘 얼음땡 놀이를 하듯 각자의 표정과 행동을 바꾸며 꽃눈 속 주인공이 되었다.
여러 가지 숲 체험 활동을 진행하고 난 마지막 활동은 “대기오염을 막아라!”라는 놀이로 장식했다. 예전엔 대기오염물질이 산성비의 원인이네, 호흡기질환의 원인이네 했지만, 이제는 거기에 한 가지가 더 추가 되었다. 바로 지구온난화의 원인이라는 점까지 추가 되었다. 사실 원인은 대기오염에 있는 것이 아닌 사람들한테 있는데 말이다. 이 놀이는 나무를 많이 심고 숲을 가꾸면 대기오염도 막고 지구온난화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앞서 진행한 활동에서 숲의 생명력과 풍경에 심취한 아이들이 지구온난화의 원인 중 하나인 대기오염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숲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됐다. 이날 2시간 동안의 활동에서 아이들은 지도자가 주입식으로 지식을 전달하지 않아도 체험과 감성을 통해 얻어낸 깨달음을 통해 환경문제 해결에 스스로가 나서야함을 알게 됐다. 이 활동 후 5회차에 거쳐 진행된 지구온난화 환경교육은 첫 활동에 매력에 빠져서 인지 몰라도 여름철 찜통더위에도 지칠 줄 모르고 참여한 아이들 덕분에 즐겁게 마무리 되었다.
환경교육 현장에는 아이들이 있다. 아이들은 환경교육 현장에서 환경의 중요성을 온몸으로 느낀다. 그리고 우리는 매일 매일 아이들을 기다리며 현장을 만들어 간다. 살아있는 모든 생명이 건강해질 수 있는 환경을 위해. . .
2008년 9월. 환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