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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유아교육. 쉽게 접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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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댓글 1건 조회 9,651회 작성일 13-02-16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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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유아교육. 쉽게 접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

이용성 (환경보전교육센터 소장)


자석 하나 들고 강가에 나가 철가루를 모아 본 적이 있으십니까? 기꺼이 자신을 내어주며 우리에게 피리소리 들려주었던 보리, 뚝새풀, 버드나무는 기억 하십니까? 눈이 내리면 짚 넣은 비료 포대 하나 들고 앞산에 올라 눈썰매를 탔던 기억이 있으십니까? 추수가 끝나고 난 다음 들판에 떨어진 곡식 낟알을 주워 모닥불에 구워 먹어 본 적이 있으십니까? 비가 오는 어느 날 조그만 손으로 흙을 만지며 저수지를 만들고, 물길을 만들며 놀았던 적이 있으십니까? 작은 몸.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논에 들어가 미꾸라지를 잡으며 놀았던 적이 있으십니까? 그러면서 거머리 물리던 다리를 보며 울었던 적은 있으십니까? 책가방을 던져 놓고, 들판에 누워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잠을 청해 본 적이 있으십니까? 밤하늘 쏟아질듯 한 별빛을 바라보며 하나둘 세어가며 숫자를 배웠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있으십니까?
우리 아이들은 이 중 몇 개나 해 보고 살고 있을까요? ‘조금 더 돈을 많이 벌어서 영어유치원에 보내야지’, ‘조금 더 돈을 많이 벌어서 학원 하나 더 보내야지’, ‘방문교사 한 명이라도 더 집에 올 수 있도록 해야지’ 하며 그렇게 아이들을 혹사시키고 있진 않으신가요? 이러는 가운데 우리는 아주 큰 두 가지를 놓치고 살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자연이라는 친구를 뺏으며 추억도 함께 뺏는다는 것 하나. 그리고 아이들이 조금 더 건강한 자연환경 속에서 살기를 바라면서 아이들 스스로 아무런 실천을 하지 않도록, 할 수 없도록 하는 그것 하나. 이렇게 두 가지를 말입니다.
생태교육은 환경을 배우는 가장 첫걸음이자, 자연을 생명으로 대하는 가장 중요한 밑거름입니다. 그래서 영․유아기부터의 생태교육은 필요합니다. 숲유치원을 비롯한 유아자연체험, 유아숲치유 프로그램 등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많은 활동 프로그램이 소개되며 이제는 영․유아교육에 있어 새로운 대안교육으로 떠오르고 있는 생태유아교육. 그 생태유아교육에는 생태와 환경, 그리고 영․유아기의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생태유아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고자 합니다.


1. 환경규제와 환경교육
생태계 파괴, 지구온난화, 기후변화, 에너지 고갈 등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환경문제로 인해 지구상에서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이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자연적 요인에서도 발생하지만 현재 일어나고 있는 대부분 환경문제는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과 자원 남용, 그리고 편의주의에 기인한 인위적 요인이 주요 발생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문제의 해결에 있어 국제적, 국가적 차원의 환경규제도 방법이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자발적 환경실천을 통해서 가능합니다. 자발적 실천을 위해서는 환경실천의지를 발현해 낼 수 있는 환경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결론적으로 환경문제를 발생하는 인간의 생각과 행위에 대한 변화가 필요한데, 그 과정을 만들어 가는 것이 바로 환경교육입니다. 환경규제와 환경교육 중 무엇이 중요하냐는 질문을 가끔 받는데, 필자는 그 질문에 대해 ‘1차적인 발생요인’을 생각해 봐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행동 자체를 제약하는 환경규제도 중요하겠지만 인식의 개선을 통한 실천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담배값을 올리는 것보다 흡연으로 인한 직간접적 건강상 문제를 흡연자 스스로 인식하게 하여 흡연인구를 줄이는 게 효과적인 것처럼 말입니다. 환경규제를 강화하는 측면보다 환경교육을 통한 의식 개선이 근본적인 환경문제 발생요인을 억제하는 데 지속적이며, 효과적인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규제는 그를 뒷받침하는 시스템적 요소인 것입니다.

2. 습관화된 환경실천을 위한 환경교육. 그리고 생태유아교육
환경교육은 환경과 관련된 문제의 관심과 인식, 문제 해결의 지식과 기능의 습득, 환경 보전과 건강한 환경의 질 향상을 위해 참가하는 태도와 실천을 갖도록 하는 교육활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환경교육은 가치관과 습관을 형성하는 영․유아기부터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무의식적으로 환경문제를 발생하는 인간의 습관을 어려서부터의 환경교육이 바꿔주기 때문입니다.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환경교육은 자연생태를 직접 체험하고 관찰하는 생태교육적 활동으로 구성되는데,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생태교육은 영․유아의 발달수준에 맞춘 교수-학습방법을 통해 영․유아들이 주변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갖고 생명의 소중함과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깨달아서 환경을 아끼고 개선하는 태도를 형성하고, 환경보호를 위한 지식과 기능을 습득하여 직접 환경보호 행동을 실천해 나갈 수 있도록 하여 ‘습관화된 환경실천활동’을 가능하게 합니다. 결론적으로 환경교육은 실천으로 완성되어야 하고 그 핵심은 바로 ‘자발적이고 습관화된 실천’에 있는데, 영․유아기부터 환경교육 및 환경실천활동에 참여한 아이들은 자라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주변 환경에 관심을 갖고 실천하게 됩니다. 바로 지속적인 경험과 습관화된 실천이 이를 가능하게 해 줍니다. 하지만 현재의 영․유아교육에서 자연 속에서의 활동은 대부분 체험학습적 관점에서만 이뤄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자연을 체험의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매월 1회씩 가져가는 현장체험학습만 봐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냥 예쁜 꽃 앞에서 사진만 찍고 오는 경우가 다반사인 현장체험학습, 갯벌에서 조개와 게를 잡아 비닐봉지에 잔뜩 담아 수돗가에 버리는 현장체험학습만 봐도 체험이면 모든 게 가능한 자연을 도구화하는 생태교육 아닌 체험학습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다행이도 요즘 들어 영․유아교육에서 생태교육을 접목하려는 시도가 많은 곳에서 추진되고 있습니다. 영․유아의 특성상 교실에서의 학습보다 자연 속의 활동이 보다 효과적인 영․유아교육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영․유아교육은 영․유아의 인지발달, 언어발달, 사회성 증진 등을 영․유아기의 발달단계상 특성을 반영해서 진행하게 되는데, 자연 속에서 살아 있는 생명과 대화하며 자연물을 관찰하고 표현하는 생태교육 활동이 교실에서의 활동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생태교육은 영․유아기에 형성해야 하는 ‘습관화된 환경실천’ 외에도 영․유아교육의 효과를 충족할 수 있는 활동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어린이집/유치원 교사의 생태교육 전문성 부족으로 영․유아교육 현장에서 생태교육을 교사가 직접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영․유아 대상 생태교육’에 대한 외부적 지원과 ‘영․유아 교사 대상 생태교육 실무연수’를 병행해야 합니다. 그럼, ‘영․유아 대상 생태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 둘 꺼내 보겠습니다.

3. 철학과 윤리에 중심을 둔 생태유아교육.
몇 해 전 경기도 한 지방의제21에서 시행하는 ‘생태 아카데미’ 강의 차 그 지역의 문화유적지를 찾은 적이 있습니다. 강의 전 미리 도착해서 현장도 둘러보며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잠시 쉬고 있었는데, 약간 떨어진 보도블럭 위에서 어떤 한 아이가 춤을 추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그 아이가 무얼 하고 있는지 가까이 가서 지켜보았습니다. 저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아이는 줄을 지어 지나가고 있는 개미를 발로 밟아 죽이고 있었습니다. 그냥 장난삼아 말입니다. 그래서 그 아이에게 ‘친구야! 생명을 가진 개미들인데 그렇게 발로 밟아 죽이면 되겠니?’라며 그 아이의 행동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춤을 추듯 제자리를 뛰며 바닥에 있는 개미들을 다시 죽이기 시작했습니다. 안 되겠다 싶어 ‘너도 저 개미들처럼 발로 밟아 죽이면 좋겠니?’하며 좀 더 언성을 높여 야단 섞인 목소리로 이야기를 건넸습니다. 그 아이는 야단까지 들을지는 몰랐는지 잠시 멈칫하였습니다. 이제 조근 조근 이야기해서 잘못됨을 깨닫게 해 주어야겠다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와 동시에 한 아주머니 한 분이 나타나더니 저를 째려보고 무언가를 이야기하려 하다 그냥 그 아이의 손을 잡고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그때 그 눈빛은 ‘그깟 개미 몇 마리 죽인 것 가지고 당신이 뭔데 내 아이의 기를 죽이느냐?’ 이런 눈빛이었습니다. 십 여분 후 생태아카데미 참가자들이 도착하였고, 저는 그 아이 이야기를 강의 시작 전에 참가자들에게 해 주었습니다. 그날이 평일이었느니, 초등학생은 아니었을 것이고 기껏해야 만 4세에서 5세 정도 되는 그렇게 어린 아이가 갖는 그러한 생명의식은 누구에게 영향을 받은 것일까요?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그냥 웃어넘길 것이 아니라 많은 것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먼저, 자연에서 살고 있는 생명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생태교육적 관점에서 아이들에게 전해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자연과 접하는 시간을 많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상적으로 자연을 접한다는 것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이 자연에서 활동할 때 생태교육적 목적과 규칙을 지켜야 함은 반드시 필요한 사항입니다. 이는 자연을 접하는 시간이 적은 아이들에게 자연을 접하는 시간 동안 자연에 대한 마음가짐을 최대한으로 끌어 내오기 위함입니다. 둘째로, 지나친 개발과 환경오염으로 인해 생물종 다양성, 생물서식환경에 적신호가 짙어지면서 자연을 놀잇감 삼아 즐기고 놀았던 예전 어른들의 생태체험과는 차이를 두는 교육방법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예전 같은 경우 개구리에 빨대를 꽂아 바람을 불어보는, 개구리를 잡아먹어 보는, 메뚜기를 잡아먹어 보는, 나뭇가지를 뜯어 배를 만들어 보는 등 일상적으로 자연을 접하는 그 안에서 스스로 반성도 하며, 추억도 만들며 생명이 주는 감수성과 자연스러운 생명 존중 의식을 체험을 통해 배웠지만 지금의 경우는 생태계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자연을 배우고 익히고 느끼는 활동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제는 예전만큼의 자연 상태도 아니고, 예전만큼 자연을 일상적으로 접하는 것도 아니고, 예전과 사람 숫자도 같지 않으니 예전처럼 자연에서 놀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생태적 가치를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철학적 가치를 좀 더 반영한 생태교육 프로그램과 활동이 필요합니다. 어른들은 예전에 즐겨 놀았던 그때의 자연과 그때의 활동을 동경하고 기대할 수는 있지만, 어린 시절 가졌던 대부분의 활동은 이제는 추억 속 한 페이지에 남겨 놓고 우리 아이들에게는 현실에 맞는 생태교육을 접목해야 합니다. 너무나도 다행인 점은 지금의 어른들이 어린 시절을 자연에서 보내는 것을 좋아했던 것처럼 우리 아이들도 자연에서 노는 것을 너무나 좋아한다는 점입니다. 아이들이 실내놀이터 보다 더 좋아 하는 곳이 공원입니다. 공원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 작은 곤충 하나에도 시선을 뺏기는 아이들, 흙을 만지는 놀이에도 온 종일을 다 보내는 아이들. 그들의 엄마 아빠와 너무나 닮아 있습니다. 어른들은 그 활동의 방향과 방법, 그리고 도움만 제공하면 됩니다.

4. 도심공원의 생태적 전환 필요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생태교육이 활성화 되어야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순리일지도 모릅니다. 사람도 자연 속 구성체이기에 자연을 가까이하는 건 당연한 것이고, 자연을 그리워하는 것 또한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즐기고 놀기 위해 필요한 장소로서 자연을 찾는 것이 아닌, 사람도 자연의 하나인 점을 인식하기 위한 과정으로 자연을 접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하기에 그 시작점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중요한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자연을 처음 접하는 자세와 마음, 그리고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을 자연과 경험하게 해 주느냐가 중요한 점입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산책놀이, 바깥놀이 등을 통해 자연을 일상적으로 접하는 게 가능한 영・유아 대상 생태교육은 무척이나 중요한 활동임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자연생태를 중심으로 한 환경교육이 갖는 가장 큰 강점은 환경의 문제를 생명의 문제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머리가 굵어지며 중등교육, 고등교육으로 갈수록 환경문제를 생명의 문제 보다는 현실적 환경오염문제로서 그 명분과 당위성으로 인식하게 되는데, 영․유아 및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생태교육에서는 그 상대적인 관점에서 환경문제를 생명의 문제로 연결 지어 인식할 수 있습니다.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상태의 참가자를 둔 경우에는 생태교육이 갖는 의미와 목적이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생태교육은 영․유아기부터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접목되어야 합니다. 자연이 갖는 의미, 생명이 갖는 의미, 자연을 대하는 마음과 자세는 영․유아기의 생태교육, 환경교육에서 시작되고 완성되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먼 거리가 아닌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자연공간이 필요한데, 가장 활용도가 높은 곳이 도시 곳곳에 위치한 도심공원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공원 상황은 어떨까요? 도심 한복판에 서서 사방을 둘러보면 가로수를 제외하고 나무를 구경하기 힘듭니다. 물론, 신도시로 조성된 분당이나 일산 같은 경우에는 생태적으로 건강한 근린공원이 많아 이에 해당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소규모 도시에서는 생태교육이 가능한 장소를 찾기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도보로 이동 가능한 생태교육 장소가 부재하기에 도시 내 공원의 생태적 가치 증진이 중요한데 현실은 그렇지 않기에 생태교육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도시에 살고 있는 어린 친구들은 공원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공원은 나무가 많이 있고, 자전거를 타거나 인라인을 타는 등 단순히 쉬는 공간으로만 인식하고 있을 것입니다. 어린이집, 유치원과 가장 인접해 있는 도심공원이 생태적 다양성과 건강성을 확보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숲의 개념으로 바라보지 못하는 것인데, 지금까지 공원이 휴식과 쉼터로서의 개념이 강했다면 앞으로의 공원은 공원에 살아가고 있는 많은 생물들의 서식처이자 자연과 환경을 배울 수 있는 생태교육장으로서 가치를 높이는 부분을 고민해야 합니다. 녹지가 부족한 도시에서의 생태교육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공간으로서 공원의 생태적 가치를 높이며, 자연을 한 걸음 더 가까이 경험할 수 있는 자연생태적 공간으로 공원이 변모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야만 자연과 친구하는 과정, 자연과 환경을 배우는 공간으로서 공원이 역할을 다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도심에 위치한 근린공원 대부분은 인근 주민의 쉼터와 생활체육 기능만 수행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 외의 기능은 근린공원의 목적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작은 공원에도 생태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합니다. 사람들은 공원의 미관을 아름답게 하고, 그늘을 만들기 위해 나무를 심었을 뿐이기 때문에 이후 나무가 어떻게 살아갈지는 신경 쓰지 않습니다. 나무에게도 친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신경 쓰지 못하는 사이 나무는 또 다른 생명을 불러 모으게 됩니다. 바로 나무와 함께 살아가는 작은 곤충이 그 주인공들입니다. 곤충이 함께 하는 공원은 나무를 중심으로 한 작은 생태계가 만들어집니다. 그렇게 된 공원은 아이들이 자연을 배울 수 있는 작지만 훌륭한 생태교육장으로서 첫 단추를 끼우게 됩니다. 하지만, 그 생태계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더 큰 노력이 필요합니다. 물을 비롯한 지속가능한 생태계 유지 장치가 바로 그것입니다. 모든 생물은 근본적으로 물을 찾게 되어 있습니다. 나무를 찾은 작은 곤충에게도 물은 필요한 것입니다. 그런데, 대부분 근린공원에서 물은 비가 오지 않는 한 보기 힘듭니다. 공원에 작은 웅덩이나 연못을 조성하면 공원의 생태계는 한층 건강해질 것입니다. 비용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닌데 실제로 시행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공원을 생태적으로 건강하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없는 것입니다. 하기에 공원을 생태교육장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공원이라는 공간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한 것입니다.
물론 모든 공원을 생태적 가치를 높이기는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생활권역별로 적어도 한 곳 이상 생태적 가치와 교육적 가치를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공원을 필수적으로 조성해야 한다면 많은 점이 달라지게 됩니다. 도심 내 공원의 생태적 가치를 높이고, 이를 활용한 생태교육을 운영했을 때 어떤 효과가 발생할까요? 먼저, 도심공원이 아이들의 생태교육 공간으로서 역할을 다 한다면 공원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습니다. 도심공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 공원은 ‘쉼터’라는 기존의 인식에서 공원의 생태적 건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인식의 틀이 형성되고 이는 도심 내 건강한 녹지축 형성에 초석이 될 수 있습니다. 둘째로, 녹색공간이 부족한 도시에서 도심공원의 생태적 건강성을 높이면 도심 내 생물들이 살아 갈 수 있는 생물서식공간(bio-top)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생태교육의 관찰 대상 뿐 아니라 생물 서식의 공간도 함께 만들어 지는 것입니다. 또한 공원이 생태적으로 건강해지면 도심 내 허파 역할, 열섬효과 감소, 온실가스 흡수원으로써 기능도 증진될 것이고, 자연스럽게 더 많은 사람들이 공원을 찾을 것입니다. 전국에는 수많은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있고, 대부분 생활권 인근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 아이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공간은 바로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인접한 도심 내 작은 공원들일 것입니다. 생태유아교육을 활성화 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차원에서 도심공원의 생태적 전환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 중 하나입니다.

5. 도심공원을 활용한 다양한 생태교육 프로그램 운영 필요
도심공원의 생태적 전환이 가장 우선이겠지만, 당장 어렵다면 도심공원의 열악한 생태환경을 이해하고, 그 공간에서 살아가는 생태계를 체험하며,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공간에 대한 인식 증진에 중점을 둔 생태교육 활동 프로그램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반 숲 체험 프로그램 중 도심공원에 쉽게 접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아 분류하며 조금씩 접목해 보는 활동이 첫 단추일 것입니다. 일반적인 생태교육 활동에서 접목하는 프로그램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나 방법에 해당되기 때문에 동기부여 과정의 마련, 관심 갖기 등의 목적만을 수행해도 체험 후 설명을 통해 도심공원 프로그램으로 전환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비록 도심공원이 생태적 가치나 다양성은 부족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자연환경만으로도 가능한 프로그램을 통해 생태교육적 효과를 높이는 활동은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일반적인 자연공원이나 숲에 비해 비교적 생태적 자원이 풍부하지 못한 도심공원에서의 활동은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비록 생태적 다양성과 건강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도심공원이라 할지라도 아이들이 상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장점을 더욱 부각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경우 생태교육의 목적은 달성할 수 있습니다. 지속적인 생태교육 활동을 통해 도심공원은 아이들이 스스로 환경을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학습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도심공원의 생태적 전환’의 경우 정부나 광역단체,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중요한 반면, ‘도심공원을 활용한 생태교육 프로그램 운영’은 어린이집, 유치원 교사가 직접 운영해야 하므로 교사의 전문성을 높여내고 교사의 생태교육 운영 의지를 높여 내는 계기를 마련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각 시․군 교육청이나 보육정보센터에서 영․유아 교육기관의 교사가 ‘생태교육 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지역의 생태환경 특성을 발현한 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합니다. 교사 연수를 확보된 교사의 생태교육 전문성은 교사가 직접 운영 가능한 생태교육 인프라를 구성하는 데 도움을 제공합니다. 교사는 일상적으로 방문할 수 있는 공원을 선택하여 아이들과 함께 갖는 산책활동, 바깥놀이 활동에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생태교육 프로그램을 접목하며 운영하면 도심공원을 활용한 일상적인 생태교육이 가능하게 됩니다. 필요하다면 지역 내 소재한 환경단체, 생태교육 관련 단체, 생태교육 지도자의 도움을 받아서 보다 질 높은 프로그램을 구현하는 방법을 취할 수도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생태유아교육사업을 추진했던 ‘2011년 시흥시 영․유아 생태교육사업’(공동주관: 시흥시보육정보센터와, 환경보전교육센터)의 경우 교사의 생태교육 전문성 신장을 위한 연수를 어린이집 인근 공원을 활용하여 진행하였는데, 이는 일상적인 생태교육이 가능하도록 하는 목적에서 구성된 부분입니다.

6. ‘아이들이 꾸는 꿈’과 ‘공원의 나무가 꾸는 꿈’
‘환경’이란 단어의 한자어를 풀이해 보면 모든 생명은 서로의 환경이 연결되어 있다고 풀이됩니다. 고리에 고리를 잇는 환경. 분명 도시 속 작은 공원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환경입니다. 하지만 이 작은 공원에는 공원 구성에 필요한 생명인 나무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는 공원을 구성하고 있는 사람의 환경인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공원의 나무가 사람의 환경임에는 동의하나 나무에게 사람이 환경임은 쉽게 동의하지 못합니다. 바로, 사람 중심의 환경관을 갖게 하는 우리의 교육이 문제이기 때문에 생명 중심의 환경관을 갖게 하는 생태교육이 필요한 것입니다. 도시 내 작은 공원에도 봄이 되면 꽃이 피고, 꽃이 피면 작은 곤충이 날아듭니다. 그리고 가을이면 열매를 맺습니다. 다소 부족한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자연환경이 부족한 도시에서 영․유아기 아이들이 일상적으로 생태교육을 경험하기에 이 보다 더 좋은 장소는 없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공원에서 자연을 경험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그 광경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도 바뀔 것이고, 그렇게 되면 공원의 생태적 건강성에도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될 것입니다. 사람을 중심으로 바라보는 공원이 아닌, 생명을 중심으로 바라보는 공원이 되는 것입니다. 물론, 아직은 생태적 건강성을 찾기 위한 발걸음이 멀기만 하지만, 아이들이 걸어가서 자연을 만나고, 날마다 자연을 만나는 공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공원이 가지는 의미는 커지게 됩니다. 하루하루의 생태교육이 쌓아가는 것은 아이들 마음속에 생명사랑 뿐 아닌 공원에 갖는 꿈이 될 것이고, 공원의 나무가 갖는 꿈과도 같게 될 것입니다.

꽃 피는 봄이 오면, 아이들의 손을 잡고, 집 앞 작은 공원으로 나들이 한번 가 보세요. ‘아빠가 만들어 주는 토끼풀 손목시계’, ‘엄마가 만들어 주는 솔방울 놀잇감’을 아이들에게 선물해 보세요. 그리고 그 선물을 받은 아이들의 표정을 선물 받으세요. 그 옛날 앞산을 뛰어 놀던 추억도 떠 올리면서요.


2012년 3월. 환경매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