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노력으로 살아나고 있는 태안갯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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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댓글 0건 조회 7,423회 작성일 13-02-16 18:01본문
<현장 체험 수기>
모두의 노력으로 살아나고 있는 태안갯벌
- 이용성 (환경보전교육센터 소장)
지난 1월 25일(금). 단체 회원과 회원 가족들이 ‘태안군 천리포해수욕장’을 찾았다. 지난 12월말에 개인적으로 찾았던 태안갯벌은 1개월이 지난 현재 전 국민의 관심과 노력으로 조금씩 나아지고 있었다.
아침 일찍 서둘러 출발한 덕에 우리는 10시를 조금 넘은 시각에 현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우리가 찾은 천리포 해수욕장은 태안에서 손에 꼽히는 해수욕장으로 해 마다 수 많은 인파로 여름을 장식하는 태안의 명물이다. 이러한 천리포도 겨울이면 가끔 찾아오는 낚시꾼과 적은 수의 관광객만 찾는 조용한 시골마을이 되어야 맞는데 천리포 주변 시골마을은 여름처럼 시끄럽다. 지난해 말 뜻하지 않은 선박 기름유출로 오염되어 버린 태안갯벌의 기름을 제거하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자원봉사자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모두가 입고 있는 우의(비옷)는 영화 ‘괴물’에서 괴물을 잡기 위해 뛰어 다니던 사람들을 연상케 했다. 우리도 어쩔 수 없이 우의를 입기는 했지만, 우의를 입고 있는 사람으로 가득한 천리포의 모습은 태안의 심각성을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매개가 되어 더욱 더 우리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우의를 입은 우리 일행은 접근성이 떨어져 방제작업이 늦어진 곳의 방제작업을 맡게 되었다. 약 25분 정도 걷고 난 다음 우리는 방제작업 장소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일찍 도착한 자원봉사자의 손길로 분주했다. 방제작업을 위해 모두들 먼 길을 마다 않고 온 터라 조금의 시간이라도 방제 작업에 쏟기 위해 여념이 없었던 것이다.
흡착포 대용으로 준비한 폐현수막을 방제작업에 용이하게 가위로 자른 후 기름이 덜 닦인 곳에 앉아 기름때를 제거하기 시작했다. 살아있는 생물이라곤 찾기 힘들었다. 안이 텅 비어있는 따개비와 굴껍질이 이곳에서 발생한 환경참사를 대변해 주었다. 겨울갯벌을 찾으면 언제나 반겨주었던 총알고둥도 쉽게 보이지 않았다. 닦고 또 닦고, 그리고 또 닦고, 흡착포가 부족하면 현수막을 잘라서 또 닦고...... 그렇게 4시간 동안 조금도 쉬지 않고 방제작업을 마무리 했다. 바위틈 물이 고인 곳에서 가끔 발견된 총알고둥은 바닷물이 접하는 곳에 살려 주면서 꼭 살아남기를 기원하기도 했다.
전화위복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번을 계기로 전국민적인 환경의식과 실천을 가능케 했다는 것에 위안을 삼기엔 너무도 많은 갯벌 생물들의 희생이 가슴을 아프게 했다. 초기 대응이 너무 안일했던 것도, 민간차원의 자원봉사에 방제활동을 의존하는 것도 너무 안타까웠다. 누구의 책임을 떠나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 너무 부족한 게 바로 태안 환경참사의 현실이다.
겉으로는 깨끗해 보이는 갯벌도 그 아래에는 시루떡처럼 층층이 기름들이 숨어 있다고 한다. ‘깨끗이 보여지는 건 겉 모습일 뿐 태안갯벌이 제 모습을 찾아가려면 앞으로 더욱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해양생태 전문가들의 의견을 생각해 보면 현재의 민간차원의 자원봉사활동에 의존하고 있는 방제 방법을 넘어 정부차원의 방제 노력이 시급한데 어민들을 위한 지원책에서도 엿 볼 수 있듯이 이번 문제의 해결 노력은 너무 부족하다.
이번 태안 환경참사를 통해 우리는 한번 훼손된 자연생태 복원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었다. 이번 참사를 통해 기름유출과 같은 환경오염 물질로 인한 환경문제를 비롯한 갯벌매립, 댐 건설, 고속도로 건설 등이 무분별한 대규모 개발 사업이 자연환경과 생태계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 지를 국민들 스스로가 고민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
누가 태안의 갯벌이 깨끗해졌다고 하는가? 이제 태안은 바다와 갯벌의 자정능력에 의존해야 한다. 원래의 모습을 찾기까지 얼마의 시간이 걸릴 지 모를 기나 긴 시간 동안 태안의 어민과 갯벌의 생물들은 살아갈 공간을 잃게 된 것이다. 날마다 태안을 찾는 수많은 사람들의 발걸음과 같은 어려 사람의 노력만이 태안갯벌의 희망이다.
※ 태안에는 아직도 많은 갯벌이 기름때로 덮여 있습니다. 아직 다녀오지 않은 분들은 방학과 주말을 이용해서 꼭 다녀오세요. 작은 손길이 모이면 큰 힘이 됩니다. 생명을 살리는 큰 힘이 됩니다.
2008년 2월. 환경일보
모두의 노력으로 살아나고 있는 태안갯벌
- 이용성 (환경보전교육센터 소장)
지난 1월 25일(금). 단체 회원과 회원 가족들이 ‘태안군 천리포해수욕장’을 찾았다. 지난 12월말에 개인적으로 찾았던 태안갯벌은 1개월이 지난 현재 전 국민의 관심과 노력으로 조금씩 나아지고 있었다.
아침 일찍 서둘러 출발한 덕에 우리는 10시를 조금 넘은 시각에 현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우리가 찾은 천리포 해수욕장은 태안에서 손에 꼽히는 해수욕장으로 해 마다 수 많은 인파로 여름을 장식하는 태안의 명물이다. 이러한 천리포도 겨울이면 가끔 찾아오는 낚시꾼과 적은 수의 관광객만 찾는 조용한 시골마을이 되어야 맞는데 천리포 주변 시골마을은 여름처럼 시끄럽다. 지난해 말 뜻하지 않은 선박 기름유출로 오염되어 버린 태안갯벌의 기름을 제거하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자원봉사자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모두가 입고 있는 우의(비옷)는 영화 ‘괴물’에서 괴물을 잡기 위해 뛰어 다니던 사람들을 연상케 했다. 우리도 어쩔 수 없이 우의를 입기는 했지만, 우의를 입고 있는 사람으로 가득한 천리포의 모습은 태안의 심각성을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매개가 되어 더욱 더 우리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우의를 입은 우리 일행은 접근성이 떨어져 방제작업이 늦어진 곳의 방제작업을 맡게 되었다. 약 25분 정도 걷고 난 다음 우리는 방제작업 장소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일찍 도착한 자원봉사자의 손길로 분주했다. 방제작업을 위해 모두들 먼 길을 마다 않고 온 터라 조금의 시간이라도 방제 작업에 쏟기 위해 여념이 없었던 것이다.
흡착포 대용으로 준비한 폐현수막을 방제작업에 용이하게 가위로 자른 후 기름이 덜 닦인 곳에 앉아 기름때를 제거하기 시작했다. 살아있는 생물이라곤 찾기 힘들었다. 안이 텅 비어있는 따개비와 굴껍질이 이곳에서 발생한 환경참사를 대변해 주었다. 겨울갯벌을 찾으면 언제나 반겨주었던 총알고둥도 쉽게 보이지 않았다. 닦고 또 닦고, 그리고 또 닦고, 흡착포가 부족하면 현수막을 잘라서 또 닦고...... 그렇게 4시간 동안 조금도 쉬지 않고 방제작업을 마무리 했다. 바위틈 물이 고인 곳에서 가끔 발견된 총알고둥은 바닷물이 접하는 곳에 살려 주면서 꼭 살아남기를 기원하기도 했다.
전화위복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번을 계기로 전국민적인 환경의식과 실천을 가능케 했다는 것에 위안을 삼기엔 너무도 많은 갯벌 생물들의 희생이 가슴을 아프게 했다. 초기 대응이 너무 안일했던 것도, 민간차원의 자원봉사에 방제활동을 의존하는 것도 너무 안타까웠다. 누구의 책임을 떠나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 너무 부족한 게 바로 태안 환경참사의 현실이다.
겉으로는 깨끗해 보이는 갯벌도 그 아래에는 시루떡처럼 층층이 기름들이 숨어 있다고 한다. ‘깨끗이 보여지는 건 겉 모습일 뿐 태안갯벌이 제 모습을 찾아가려면 앞으로 더욱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해양생태 전문가들의 의견을 생각해 보면 현재의 민간차원의 자원봉사활동에 의존하고 있는 방제 방법을 넘어 정부차원의 방제 노력이 시급한데 어민들을 위한 지원책에서도 엿 볼 수 있듯이 이번 문제의 해결 노력은 너무 부족하다.
이번 태안 환경참사를 통해 우리는 한번 훼손된 자연생태 복원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었다. 이번 참사를 통해 기름유출과 같은 환경오염 물질로 인한 환경문제를 비롯한 갯벌매립, 댐 건설, 고속도로 건설 등이 무분별한 대규모 개발 사업이 자연환경과 생태계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 지를 국민들 스스로가 고민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
누가 태안의 갯벌이 깨끗해졌다고 하는가? 이제 태안은 바다와 갯벌의 자정능력에 의존해야 한다. 원래의 모습을 찾기까지 얼마의 시간이 걸릴 지 모를 기나 긴 시간 동안 태안의 어민과 갯벌의 생물들은 살아갈 공간을 잃게 된 것이다. 날마다 태안을 찾는 수많은 사람들의 발걸음과 같은 어려 사람의 노력만이 태안갯벌의 희망이다.
※ 태안에는 아직도 많은 갯벌이 기름때로 덮여 있습니다. 아직 다녀오지 않은 분들은 방학과 주말을 이용해서 꼭 다녀오세요. 작은 손길이 모이면 큰 힘이 됩니다. 생명을 살리는 큰 힘이 됩니다.
2008년 2월. 환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