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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숲은 아이들의 자연배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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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댓글 3건 조회 9,309회 작성일 13-02-16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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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숲은 아이들의 자연배움터

이용성 (환경보전교육센터 소장)

- 빗방울의 여행 -

나는 빗방울이다.
구름이 뱉어낸 빗방울이다.
나는 구름에서 나와 땅에 내리자마자 땅 속으로 들어갔다.
나는 땅 속에 있던 지하수와 함께 흘러 강의 상류에 도착했다.
그렇게 나는 강의 중류를 지나 강의 하류에 도착했다.
나와 함께 구름에서 튀어 나온 또 다른 친구는
사람들이 이용하고 버려진 오염된 물과 만났다.
그 친구는 하수처리장을 거쳐 깨끗한 물이 되었다.
우리는 다시 바다에서 만났다.
우리는 뜨거운 태양 아래서 증발되어 다시 구름 속으로 들어갔다.
나는 또 다시 빗방울이 되어 땅을 촉촉이 적셔 줄 것이다.
이렇게 나의 여행은 또 다시 시작된다.


위 글은 지난 2008년. 경기도 시흥시 서촌초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한 ‘학교숲 생태교실’에서 환경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한 참가자 중 한 친구가 작성한 글입니다. 그때 그 친구는 ‘빗물과 학교숲 생태계와의 관계’를 알아보는 활동에서 본인이 배우고 느꼈던 점을 짧은 글로 표현해 주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학교숲은 어떤 곳일까요? 도시화와 산업화로 인해 자연을 접할 기회가 적은 우리 아이들에게 학교숲은 어떤 곳일까요? 그리고 어떤 곳이어야 할까요? ‘오늘의 환경교육 - 4’에서는 아이들의 자연배움터 역할을 하고 있는 학교숲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1. 내 어릴 적 학교숲은 학교 뒷산, 그리고 학습원
필자처럼 시골에서 학교를 다녔던 대부분의 어른들에게 학교숲은 조금은 다른 의미로 다가올 것입니다. 대부분의 시골학교는 자그마한 뒷산을 끼고 있었고, 학습원이라는 이름으로 조성된 공간도 학교 내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버스가 없던 시절. 산을 넘어 학교를 다니면서 등하교길에도 자연을 접할 수 있었고, 학교에서도 뒷산과 학습원을 뛰어 다니며 자연과 접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아스팔트와 콘크리트가 아닌, 풀과 나무, 그리고 나비와 잠자리를 친구하며 유년기를 보내면서 자연이 주는 감성을 봄, 여름, 가을, 겨울 내내 선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골에서 살았던 사람들이 하나둘 그곳을 떠나며 시골 학교들은 하나둘 없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뒷산과 학습원을 끼고 있는 학교는 아직까지 시골에 남아 있는 아이들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 되어 버렸습니다. 전 국민의 50%이상이 수도권에 살고 있고, 전체 인구 중 도시인구 비율이 80%를 넘어가고 있는 현재, 우리 아이들이 접하는 환경은 자연환경이 아닌,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만든 도시의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뿐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사람이 만든 차를 타거나 사람이 만든 보도를 이용해 등하교를 하고, 건물 속에 틀어박혀 공부를 합니다. 학교와 집을 오가는 길에도, 학교에도, 그 어느 곳에도 자연은 없습니다. 있다면 거리의 가로수 뿐이고, 있다면 학교의 화단 뿐입니다. 우리의 아이들을 삭막한 도시환경 틀 안에 가둬두고 ‘자연은 멀리 있는 것이다’, ‘자연은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이 아닌 이용하는 공간이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는 것입니다. 학교숲은 그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학교 안에 자연공간을 구성하여, 자연스럽게 자연을 배울 수 있는 학습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2. 학교숲운동의 역사
우리나라 학교숲운동은 ‘(사)생명의숲국민운동’과 ‘유한킴벌리’가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지금은 산림청, 교육과학기술부를 비롯한 중앙정부부처와 시도교육청, 지방자치단체, 지방의제21 등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사)생명의숲국민운동은 1999년부터 삭막한 도심의 학교에 숲을 조성하기 위해 학교숲을 운동을 전개했고 현재 전국적으로 600여개 시범학교를 선정하여 예산 및 기술지원을 함으로서 학부모, 교사, 학생이 함께 나무를 심고 숲을 가꾸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산림청의 경우 청소년에게 환경교육의 효과와 생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도시숲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2011년도부터 학교숲 조성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 (사)생명의숲국민운동이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유한킴벌리는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의 일환으로 1995년부터 자연친화적인 교육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학교숲 만들기’사업을 추진했으며 1998년부터는 (사)생명의숲국민운동의 ‘학교숲운동’에 참여하여 학교숲 기금 기탁과 함께 시범학교 선정 및 지원, 연구조사, 홍보활동 등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학교숲운동의 전국적인 확산을 위해 매년 실시되는 학교숲 시범학교 공모대회의 원활한 진행을 돕고 있으며 2003년부터는 자체적으로 '녹색학교(green school)'공모를 통하여 생태환경이 부족한 도심지 학교를 위주로 환경친화형 학교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학교숲운동의 확대에 따라 시도교육청에서도 녹색학교 서류지원학교에는 예산지원을 하고 있으며 공원과 연계된 학교의 담장을 헐고 학교와 공원에 숲을 조성하여 자연학습장으로 활용하여 체험활동이 가능한 장으로 활용되도록 예산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대전광역시교육청에서는 학교숲운동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대전지역 학교들에 대한 잔디깔기를 실시하고 있으며, 충청남도교육청에서 자체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녹색학교(Green School)’는 충남소재의 학교 내 유휴공간에 휴식공간 및 생태연못, 자연학습장, 운동장 잔디 등을 조성하여 학생 및 지역주민의 공동활용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환경 친화적인 가치관 형성 등 환경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부산광역시교육청에서는 '학교숲 가꾸기 시범학교’ 를 선정하여 부산시청, 울산생명의숲과 함께 학교숲을 이용한 교육프로그램 개발ㆍ운영 지원 및 모델화를 시켜 학교숲 조성 운동을 각급 학교에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학교숲 조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서울시는 학교 공원화 사업을 통해 학교숲조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서울그린트러스트와 파트너십을 맺어 학교숲, 나아가 도시숲 사업을 체계적으로 확대시킬 계획입니다. 경기도는 자체적으로 ‘경기도 학교숲 시범학교’ 선정 사업을 통해 경기도 내 학교숲 조성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출연기관인 경기농림진흥재단에서는 ‘생명이 있는 도시·아름다운 도시 만들기’의 실천 전략으로 부족한 도심의 녹지를 확충하고, 건축물 옥상녹화의 민간 참여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하여 경기녹지재단에서는 공모를 통해 옥상녹화 지원대상 건축물을 선정하고, 옥상녹화에 소요되는 설계비와 공사비의 50%를 지원합니다. 그리고 학교농장 조성사업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성남의제21실천협의회는 성남시, 경기도성남교육지원청과 함께 ‘푸른 학교 가꾸기’ 사업을 진행 하였습니다. 경기도성남교육지원청을 통해 시범학교를 선정하면 성남시에서 학교숲조성에 필요한 설계 및 시공을 지원해 주고 성남의제21실천협의회에서는 푸른 학교 가꾸기 운영프로그램 개발을 지원하는 파트너십 성격을 띄고 있습니다. 푸른부천21실천협의회는 부천시와 공동으로 ‘푸른부천21 학교숲 만들기 네트워크’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매년 푸른부천21실천협의회가 ‘학교숲 만들기 공모사업’을 통하여 선정한 학교를 대상으로 부천시에서 필요한 예산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학교가 주체적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학교가 책임을 지고 설계, 공사 업체를 선정하는 자체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LG상록재단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할미꽃, 제비꽃, 붓꽃, 은방울꽃 등 아름다운 우리꽃을 초등학교 교정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도록 1999년부터 매년 20개 학교에 이 사업을 시행해 오고 있으며, 지금까지 120개 초등학교에 우리꽃밭을 조성하였습니다. 학생들의 교육과 정서함양에 도움을 주고, 우리 식물자원의 소중함과 보존가치를 알려 우리꽃의 증식과 보급에 기여하기 위하여 매년 20개 초등학교에 평균 30평 규모로 학교당 평균 35종 3,000종 식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3. 학교숲의 가치 증진을 위한 활동

학교숲은 지속가능한 사회구축, 도시숲 증대, 정서안정 감성발달을 통해 생태맹을 극복하고자 하는데 효과 및 필요성을 두고 있는데,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학교숲을 조성하고 관리하는 일련의 활동에 있어 직접 참여, 지속적 관리, 교육적 활용의 가치를 포함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사, 학생, 학부모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 프로그램이 필요한데, 학교숲운동을 추진하고 있는 (사)생명의숲국민운동에서는 이를 위해 해마다 우수사례를 발굴, 보급하고 있습니다. 이는 최근 들어 화두가 되고 있는 도시숲 가치 증진과 맥락을 함께 하고 있는데, 과거 도시숲을 단순한 공원으로만 인식했던 틀에서 마을의 공동체 복원을 위한 소통의 장으로서, 탄소흡수원의 숲으로서, 도시열섬 감소를 위한 녹지축으로서 도시숲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는 틀로 확대되는 것과 공통된 목적의식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학교숲은 인성교육의 장, 자연환경 교육의 장, 지역사회와의 교류의 장, 전인 교육의 장, 공동체 의식 함양의 장, 지역 녹지체계 구축의 거점으로서 건전심성양성을 위한 교육환경으로서 가치를 지니고 있는데, 이 가치를 증대하고 확립할 수 있으려면 그에 따른 프로그램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학교숲의 가치를 증진하기 위해서는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가 함께하는 다양한 활동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학교 내 부족한 공간 내에 조성하는 학교숲의 경우 상시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과 생태적으로 열악하다는 단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데,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활동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비록 열악한 생태환경이라 하더라도 그 공간에서 살아가는 풀과 나무는 작은 곤충을 불러 모을 것이고, 곤충이 찾아 온 학교숲은 더디지만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는 작은 생태계를 구성할 것입니다. 하기에 매 계절별로 학교숲을 찾으며 일상적이고 지속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활동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이 활동을 학교교육의 주체인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가 함께 추진한다면 학교숲의 가치를 더욱 더 풍성하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열쇠는 교사가 쥐고 있는 것입니다. 학교숲은 교사에게 있어 아이들과 함께 야외현장교육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고, 학부모와 소통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인 것을 교사 스스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교숲이라는 공간의 특성에 맞게 각 계절별로 활동 프로그램을 구성하면 아이들이 자연을 생각하는 마음을 더욱 빠르고 가깝게 열어 줄 수 있습니다.

계절별 프로그램이란 봄, 여름, 가을, 겨울. 매 계절마다 변화하는 자연을 접하는 활동을 계절별 특성을 감안하여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의미합니다. 계절별 프로그램을 기획․구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계절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이해해야 합니다. 가을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가을이라는 계절의 특성은 결실과 준비라는 단어로 함축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식물입장에서 봤을 때는 다음과 같습니다. 봄부터 새싹(새순)과 꽃을 만들며 자라왔던 풀과 나무가 가을이 되면 ‘단풍과 낙엽’, ‘씨앗과 열매’, ‘겨울눈(잎눈, 꽃눈)’ 등을 만들며 가을이 갖는 결실과 준비라는 것을 보여주게 됩니다. 여기서 결실이 되는 것은 ‘씨앗과 열매’이고 준비과정이 되는 것은 ‘단풍과 낙엽’, ‘겨울눈’입니다. 나무와 풀이 잎과 꽃을 만들며 자라는 것은 자기 자신이 커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에너지는 꽃을 만드는 데, 그리고 열매를 만드는 데, 그리고 겨울눈을 만드는 데 사용됩니다. 여기서 나뭇잎은 꽃, 씨앗, 겨울눈을 만들기 위한 충실한 일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나무 입장에서 봤을 때 결실과 준비의 과정은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숲 속 다른 동물들 입장에서 봤을 때 결실과 준비의 의미가 조금은 다릅니다. 그건 스스로 에너지를 만드는 식물과 달리 동물은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에너지를 만드는 식물에게도 가혹한 겨울인데 동물들에게는 어떻겠습니까? 다시 말해, 식물에 의존적으로 살아가는 동물들은 식물이 활동을 멈추는 겨울. 그 겨울을 준비하기 위한 과정으로 가을을 보내게 됩니다. 온도가 떨어지게 되면 동물은 활동 자체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이처럼 생존 환경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계절적 특성도 크겠지만, 중요한 것은 동물이 섭취하여야 할 먹이입니다. 식물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한 동물이기에, 동물에게 가을은 겨울을 준비하는 계절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좀 더 추워지기 전에 번식도 마무리해야 하고, 좀 더 추워지기 전에 살도 찌워야 하고, 좀 더 추워지기 전에 겨울나기 형태(알, 알집, 번데기, 털갈이, 겨울잠 등)로 돌입해야 합니다. 그래서 동물에게 있어 가을이 갖는 결실의 의미는 자신의 번식을 빨리 마무리 하는 것이고, 준비의 의미는 식물에 의존하는 게 제한적인 겨울을 준비하는 것이 됩니다. 그래서 곤충이던, 그 밖의 야생동물이던 간에 추운 겨울이 되기 전에 번식을 마무리하고, 겨울나기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식물이던, 동물이던 결실이라는 것은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이루어집니다. 꽃가루를 옮기는 일, 씨앗을 옮기는 일을 동물이 도와주는 만큼, 식물도 동물의 번식에 도움을 주며 결실이라는 것을 함께 만들어 갑니다. 그런데, 이 안에 약간의 다른 점은 있습니다. 식물의 겨울나기 준비는 많은 부분 혼자서도 가능하지만, 동물의 겨울나기는 식물의 도움 없이는 절대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동물에게 식물은 절대적이기 때문입니다. 식물이 만들어 낸 나뭇잎과 열매를 열심히 먹어야 함도 그러하고, 낙엽을 이불 삼아 겨울을 보내야 함도 그러하고, 겨울철 먹을거리를 열심히 모으는 것도 그러합니다. 비슷하지만 다른, 식물과 동물의 겨울나기 준비과정입니다. 정리하자면 풀과 나무가 만들어 낸 씨앗과 열매는 이듬해 피워낼 새 생명의 씨앗이 되는 결실의 과정임과 동시에 동물에게는 그 씨앗과 열매가 먹이가 되며 겨울을 나기 위한 준비의 과정을 만들어 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무가 겨울잠을 자기 위해 나뭇잎을 떨어뜨리는 낙엽의 과정도 동물에게는 준비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둘의 공생 관계에 부등호를 달면 동물 쪽에 많이 유리한 공생의 관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학교숲에서의 생태교육을 기획하고 운영함에 있어, 자연을 폭 넓게 이해하고 적용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부분을 보지 않고, 전체를 보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언제 꽃이 피고, 어떤 열매를 맺고, 꽃 모양은 무슨 화서이고.... 등등의 것들을 세세히 설명하려 하지 않고, 체험을 통해, 생태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자연 속 현상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자연이 주는 감성을 있는 그대로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과정에 있어 교사는 조력자 역할을 하면 되는 것이다. 특히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생태교육은 더욱 더 체험 중심적이고 감수성 증진에 목적을 둔 프로그램 기획과 운영이 필요합니다.

이처럼 학교숲 체험 활동과 같은 생태교육에 있어 계절이라는 것은 주제를 결정짓는 데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계절별 특성에 맞게 활동 주제를 선정하고, 각각의 활동 주제를 어떻게 기획하느냐에 따라 그 관찰 대상은 다르게 됩니다. 계절 다음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장소입니다. 학교숲이라는 장소에 적합한 활동 프로그램을 구성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같은 계절이라 할지라도 장소에 따라 활동 주제는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학교숲 속에 작은 습지가 있다면 숲과 습지를 연계하여 프로그램을 구성할 수도 있습니다. 학교숲을 가로질러 조그만 하천이 흘러간다면 또 다른 형태의 프로그램을 구성할 수도 있다. 하지만 활동 장소로 잡고 있는 학교숲이 단순하면 단순할수록 프로그램에 접목할 자연관찰 대상이 줄어듦으로 주제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경기도 시흥시에 위치한 서촌초등학교 학교숲의 경우 학교숲 내 생태습지가 조성되어 있는데. 이와 같이 습지가 함께 있는 곳은 주제의 다양성이 열리게 됩니다. 즉, 활동 프로그램의 주제를 잡는 부분에 있어 학교숲이 갖는, 그리고 주변 환경이 갖는 여러 특성을 반영하여 제한적 부분은 무엇인지, 열려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를 파악하여 프로그램을 구성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덧붙여 활동 장소인 학교숲이 가지는 생태적 가치가 낮으면 낮을수록, 반대로 생태적 가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운영되는 프로그램은 다양하게 구성되어야 하는데 생태적 가치가 높고, 인근에 활용 가치가 높은 공간이 많으면 다양한 주제를 선정하고, 그에 맞는 프로그램을 구성하여야 합니다. 그러한 학교숲은 다양한 관찰 대상이 주변에 포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이점을 안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생태적 가치가 낮다고 해서, 관찰할 대상이 제한적이라고 해서, 프로그램 자체를 제한적으로 가져갈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라도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생태교육에 대한 흥미를 높여 내야 합니다. 관찰 대상이 제한적인 것이지, 관찰 대상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보다 다이나믹(Dynamic) 한 놀이 활동 프로그램을 구성하면, 보다 활동적인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운영할 수 있습니다. 학교숲이 갖는 생태적 가치가 높으면 높은 데로, 낮으면 낮은 데로 프로그램은 다양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처럼 학교숲이 가지는 공간적 특성에 계절별 특성을 결합하면 아이들은 상시적으로 찾을 수 있는 공간에서 다양한 형태의 생태교육을 지속적으로 접하게 됩니다. 선생님과 부모와 함께 하는 활동 프로그램으로 말입니다.

4. 아직은 해결할 게 많은 학교숲 조성
학교숲은 아이들에게 생활권 내에서 자연과 환경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도시 내 부족한 녹지공간을 확보하는 동시에 생물서식공간(비오톱)을 함께 마련해 줍니다. 하지만, 학교의 겉모습만 예쁘게 만들어 주는 조경 위주의 학교숲 조성은 이제는 멈춰야 합니다. 현재 조성되어 있는 대부분의 학교숲의 경우 생태교육을 접목하기에 적절한 요건을 갖추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의 공간이라도 있는 게 어디야!’라는 것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생각입니다. 생태계가 살아 있는 학교숲이 조성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덧붙여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학교숲 조성은 학교 화단을 개조하여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공간적 한계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숲이란 수풀의 준말로 풀과 나무가 어울러 생태계를 이루는 공간을 의미하는데, 실제 학교숲이 조성된 학교를 방문해 보면 숲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의 소규모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교를 새로 설립할 때 학교숲을 조성할 공간까지 생각하여 공간을 확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게 어렵다면 학교 옆에 소규모 근린공원을 설치하여 학교숲 대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합니다. 현재와 같이 시범사업으로, 조경 위주로, 소규모로 학교숲을 조성하는 것은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모든 학교에 학교숲이 있다고 생각을 해 봅시다. 먼저, 아이들의 야외학습 공간은 학교 운동장이 아닌 학교 숲으로 바뀔 것입니다. 이로 인해 학교의 야외학습은 공간과 다양성을 확보하게 됩니다. 또한 녹색공간이 부족한 도시에서의 학교 숲은 생물들이 살아 갈 수 있는 비오톱(biotop) 공간이 될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환경교육의 요소도 함께 만들어 지는 것입니다. 공원이 부족한 도시민들에게 휴식의 공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학교 숲은 녹지가 부족한 도시의 허파 역할도 해 줄 것입니다. 학교숲은 진작 했어야 했던 사업이고 모든 학교들에게 평등하게 적용해 주어야 하는 사업입니다. 지원과 선정의 개념이 아닌 학교를 지을 때부터 학교 조성에 필요조건으로 되어 있어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학교 울타리 안에서도 자연은 살아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말입니다.

풀과 나무가 꽃을 피우고 나뭇잎을 만들며 노래를 부르면, 그 노래 소리를 듣고 벌과 나비, 잠자리 친구들이 학교숲을 찾아와 학교숲의 가족이 됩니다. 우리 아이들은 아스팔트와 콘크리트가 아닌 흙 위를 뛰어 다니며 자연을 배웁니다. 학교숲은 그런 곳입니다.

2012년 3월. 환경매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