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교육! 체계적 운영과 통합적 접근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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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댓글 2건 조회 9,128회 작성일 13-02-16 18:09본문
기후변화교육! 체계적 운영과 통합적 접근이 필요
이용성 (환경보전교육센터 소장)
‘지구온난화’, 그리고 ‘기후변화’.
일곱 살 먹은 아이들도 지구가 더워지고 있다는 것을 아는 시대입니다. 이제 기후변화는 더 이상 ‘불편한 진실’이 아닌 것입니다. ‘지구온난화’, 그리고 ‘기후변화’. 이제는 너무나 낯익은 단어가 되어 버린 이 두 단어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생각하며 살고 있을까요? 그리고 우리의 삶에는 어떠한 변화가 생기고 있을까요? 혹시 지금도 아무 생각도, 어떠한 변화도 생기지 않고 있다면 지금 이 글을 주의 깊게 읽어 내려가시기를 부탁드립니다.
1. 기후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자극과 동기부여 과정이 필요합니다.
대기오염, 토양오염, 수질오염, 폐기물, 기후변화 등 인간에 의한 환경오염 문제를 접할 때마다 사람들은 무엇을 생각하게 될까요?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현 시대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환경오염을 직접적으로 경험하는 경우가 적기 때문에 환경오염에 의한 현상을 접하는 상황은 언론 등의 매체에 의해 접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렇기에 그 물음에 대한 응답은 직접적인 자극, 지속적인 사고에 성찰에 의한 답변이 아닌 순간적으로 느끼는 감정에 의한 답변일 수 밖에 없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농촌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경우 폐영농자재로 인한 폐기물 문제를, 농약으로 인한 농촌 생태적, 농민 건강적 측면을 직접적으로 경험하게 됩니다. 어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경우에도 연안 생태계 변화로 인한 어획량 감소, 해양 폐기물 문제로 인한 어획량 감소, 갯벌 매립으로 인한 생존권 침해 등을 경험하게 됩니다. 하지만, 먹을거리를 직접 생산하지도, 생활권에서 폐기물을 직접 경험하지도 않는 도시민의 경우 환경오염에 의한 1차적인 영향을 거의 받지 않기 때문에 2차적인 영향이 오기 전까지 그 현상을 직접 느끼지 못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자연과 직접 영향을 주고받는 사람의 경우 환경문제를 생활권과 생존권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반면 도시민의 경우는 환경문제를 직접적으로 느끼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지금의 환경문제를 야기하는 대부분의 오염물질이 도시민이 무언가를 소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는 점에서 본다면 도시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스스로 갖는 적극적인 대안과 노력이 필요한데, 환경문제를 인식할 수 있는 자극요소와 매개체가 부족하기 때문에 필요성에 대한 인식부터가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그렇기에 그 물음에 대한 대답은 몇 가지 나오지 않습니다. ‘내 어릴 적 자연을 아이들도 경험하게 하고 싶은데, 안타깝다.’, ‘제도가 미흡한데, 나 혼자 잘한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좀 덜 먹더라도 우리 가족은 유기농을 먹어야겠다.’, ‘고기를 먹는 인간이 죄스럽다.’ ‘북극곰이 살기 어려운가 보구나.’ 등 순간적으로 느끼는 감성에 의한 답변 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그 순간만 안타까워하고 다시 현실에 안주해 살아가면서 더우면 에어컨을 켜고, 오늘 저녁도 삼겹살을 먹고, 주말에는 백화점에 옷을 사러 가고, 간식도 모자라 주식까지 인스턴트 음식을 아이들에게 먹입니다. 따라서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자극할 수 있는 동기부여 과정과 매개체가 필요합니다. 그러한 이유에서 직접 경험을 통해 동기부여 과정과 인식의 과정을 마련해 줄 수 있는 환경교육이 더욱 더 필요한 것입니다. 우리가 기후변화 문제를 매체로 전해지는 내용이 아닌 피부로 와 닿는 현실로 받아들일 때 이미 그것은 2차적인 형태로 우리를 위협하는 환경문제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지금까지의 여러 환경문제를 받아들일 때 그랬던 것처럼 아직도 그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 수동적인 자세와 태도를 보이며 살아가서는 결코 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하기에 적극적으로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한데, 그것은 자극적인 요소가 결합된 교육의 형태를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기후변화교육은 지금의 기후변화 현상을 이해하고 실천으로 대답할 수 있는 지속적 동기부여과정을 제공하는 매개체입니다.
2. 기후변화. 어떻게 접하고 계십니까?
몇 년 전 TV 광고 중 이런 것이 있었습니다. ‘북극곰이 불쌍해. 우리랑 살면 안 돼?’라고 아빠에게 말하던 꼬마 친구가 있었습니다. 이 광고는 공익광고는 아니었습니다. 이 광고는 아주 어린 아이가 신문을 읽는. 즉, 한글을 배우는 교재를 광고하는 모 출판사의 광고였습니다. 그때 신문기사의 제목이 ‘북극곰 멸종위기’였습니다. 이렇듯 우리가 기후변화 현상을 접하는 가장 일상적이고 어렵지 않는 경로가 바로 언론매체에 의한 간접적 접근입니다. 우리 아이들도 마찬가지겠죠. TV나 신문, 그리고 인터넷 등에 노출되는 여러 기사와 공익광고 등이 기후변화를 접하는 가장 일반적인 매개체일 것입니다. 이와 같이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기후변화에 대한 접근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이는 부분일 뿐입니다. 기후변화 현상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기초적인 자극과,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지식적 측면을 제공할 수는 있지만 대중적인 실천을 유도하기는 어렵다는 점입니다.
초등학생에게 ‘기후변화라는 말을 들어 보았는지?’, ‘기후변화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지?’, ‘기후변화를 어떤 경로로 접하게 되었는지? 등에 관해 물어보면 대부분 TV나 신문, 그리고 인터넷 등에 의해 접했던 경험을 줄줄이 늘어놓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기후변화를 접하는 매개체가 TV나 신문, 그리고 인터넷 외에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성인인 우리도,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도 TV, 신문, 인터넷 외 기후변화를 연결해 주는 매개체가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그 매개체에 사람은 없고 기계와 종이만 자리하고 있습니다. 환경교육적 효과를 가장 높일 수 있는 방법은 환경문제 인식을 위한 직접 체험과 그를 매개할 수 있는 사람(매개인)이 구성되어야 하는데, 직접 체험, 매개인 모두가 없는 상황에서 기후변화교육을 오로지 온․오프라인 매체에 의존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매개체 역할은 어른의 몫입니다. 미래세대인 아이들의 인식변화와 행동변화를 꾀하는 과정에서 어른이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한다면 그 숙제를 함께 풀어가는 과정에서 어른도 함께 변화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후변화교육이 가능한 제도적으로 시스템 구축과 지원, 그리고 어른들의 자발적인 실천의지가 필요합니다.
3. 기후변화교육. 우리 정부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기후변화의 이슈화는 1992년 지구온난화를 줄이기 위해 ‘기후변화협약’이 체결되면서, 1997년 ‘교토의정서’가 체결되면서, 2006년 엘 고어가 제작한 ‘불편한 진실’이 사회적 파장을 불러오면서 조금씩 가속화되기 시작하였는데요. 우리나라는 국제적인 협약인 기후변화협약에 따라 기후변화에 대한 실질적인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압력이 국제적으로 강화됨에 따라 이에 대한 국가적 대응 전략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범국민적 녹색생활실천, 그리고 이를 위한 기후변화교육의 필요성이 강하게 요구되면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 대응 차원에서 정부에서 추진하는 교육적 영역은 크게 몇 가지 되지 않습니다. 가장 큰 영역은 범국민적 교육홍보사업으로서 공중파 언론을 통한 녹색성장사업에 대한 광고와 범국민 녹색생활실천의 필요성의 어필(appeal)일 것입니다. 환경부에서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그린스타트전국네트워크와 지역네크워크를 통해 민간단체와 범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녹색생활실천 공모전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 등의 정부부처와 국립환경환경인력개발원 등의 정부출연기관에서 공무원, 교사를 대상으로 한 기후변화교육, 녹색교육사업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지역교육청에서 실시하는 녹색성장교육시범학교, 녹색성장 시범동아리 운영 또한 예로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정부의 기후변화교육 관련 사업은 몇 가지 한계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교육적 파급력 부족이라는 점입니다.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면 당연 그를 위한 교육사업은 선행되어야 하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교육사업 부족으로 인해 파급력에 힘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초부터 파급이 어려운 협소한 교육사업 운영이 큰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정부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핵심사업 중 탄소포인트제도와 탄소라벨링제도가 있습니다. 탄소포인트제도는 탄소포인트제도에 가입되어 있는 지자체에 거주하는 시민이 직접 탄소포인트제도 홈페이지(www.cpoint.or.kr)에 가입하여 도시가스 사용량, 전력 사용량, 수도 사용량 등을 기입하여 전년동월 대비 저감분에 대해 포인트로 되돌려 받는 제도이고, 탄소성적표시 인증제도라고도 불리는 탄소라벨링제도는 제품 및 서비스상품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라벨형태로 제품에 부착하여 탄소배출량 정보를 공개적으로 제공하고 이를 통해 온실가스 저감 제품에 대한 구매촉진을 장려하는 제도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 중 탄소포인트제도와 탄소라벨링제도를 알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마을 구석구석으로, 아파트 단위별로 ‘찾아가는 교육’ 형태를 띠어야 하는 탄소포인트제도에 대한 교육사업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을까요? 기후변화교육을 선택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학교에서의 기후변화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교사의 의지나 필요에 의해 직무연수를 참여하는, 그리고 시범으로 머물러 끝나버리는 시범학교사업으로는 교육적 파급력을 갖기 어렵습니다.
두 번째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녹색생활실천과 녹색성장 정책 홍보에만 중심을 둔 구성의 문제를 들 수 있습니다. 초기의 환경교육이 명분과 당위성을 강조한 이론적 내용에 중심을 두다가 체험형으로 진화한 이유는 환경문제에 대한 자극과 자기 문제화할 수 있는 동기부여 과정을 구성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교실에서 책을 가지고 학습하는, 시청각 기자재를 활용하는 활동보다 환경문제를 직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체험형 활동을 접목함으로 환경문제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환경교육의 운영 목적인 환경실천에 이르게 하는 동기를 제공하는 과정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체험형 환경교육활동으로 진화한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운영되고 있는 기후변화교육은 대부분 동영상 자료에 의존하고 있고, 이를 약간 벗어난다 하더라도 실험/실습 활동 이상을 넘어가지는 않습니다. 학교에서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기후변화교육의 실정이, 그리고 공무원과 교사를 대상으로 한 기후변화교육의 실정이 이렇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면 체험형 환경교육활동을 지향하고 있는 민간환경단체의 기후변화교육은 어떨까요? 이 또한 긍정적인 답변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정부출연기관 등에서는 매년 비영리민간단체의 공익활동을 지원하는 다양한 사업을 실시하는데 이 중 환경분야의 사업이 종전의 ‘환경생태분야’에서 ‘기후변화, 녹색생활실천 분야’로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정부부처, 지방자치단체, 정부출연기관 모두 기후변화교육, 녹색생활실천 민간 참여 교육사업의 실적에만 관심을 둔 터라 ‘도시공원을 활용한 교육활동’, ‘하천을 대상으로 한 모니터링 및 교육활동’, ‘갯벌 생태계 모니터링 및 교육활동’ 등 기존의 환경생태분야의 사업이 아닌 기후변화교육, 녹색생활실천사업 등의 생활환경교육 관련 사업에만 지원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4. 기후변화교육. 통합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기후변화교육은 누구나 참여 할 수 있어야 하고, 누구나 지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통합적인 접근에서의 활동이 필요합니다. 범국민적인 녹색생활실천 도모하기 위한 공모전이라 한다면 더 많은 홍보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고, 약간의 전문지식이 필요한 참여 사업이라 한다면 ‘찾아가는 교육’ 형태를 띠어서라도 교육적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또한 학교와 가정 두 곳 모두에서 기후변화교육이 가능하도록 교사와 부모는 그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합니다. 기후변화교육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다하더라도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은 충분히 열려 있습니다.
또한 정부의 역할도 더욱 중요합니다. 선택적,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현재의 기후변화교육이 교육적 파급력을 가질 수 있도록 제도적, 정책적 개선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녹색생활실천과 녹색성장 정책 홍보에만 중심을 둔 기후변화교육이 아니라 지구생태계 차원에서, 환경오염의 순환관계의 일환으로서 통합적 접근에 의한 기후변화교육을 구성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습니다.
민간에서의 기후변화교육도 자연생태교육, 다양한 놀이와 관찰활동, 생활환경교육 등 기존에 가지고 있던 영역과 통합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도시숲과 기후변화, 곤충과 기후변화, 갯벌과 기후변화, 물과 기후변화, 먹을거리와 기후변화, 씨앗과 기후변화, 식물과 기후변화 등등 자연생태계는 순환과 연결 고리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들이 함께 움직이기에 기후변화에 접근 가능한 모든 영역을 통합적 관점에서 바라보며 그 접근점을 찾아가며 일반인, 학생 등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개발/운영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기후변화교육이 가지고 있는 제한적, 선택적, 파급력 부족 등의 문제는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느냐’, ‘현재의 환경교육과의 접합점을 어떻게 찾아가느냐’, 그리고 ‘자기 스스로의 역할은 무엇인가’를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실천하는 속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고 기후변화교육의 발전방향 또한 찾을 수 있습니다. 만약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이 초등학교 교사라면 학기가 시작된 이른 봄 아이들과 함께 학교숲에 나가서 작은 꽃과 이를 찾는 꿀벌을 관찰하며 기후변화를 이야기해 보세요. 만약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이 유치원 교사라면 아이들과 현장학습 차 찾은 공원에서 녹색 나뭇잎에 비닐봉지를 씌워 나무의 온도조절 능력을 확인하며 우리가 북극곰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이야기 해 보세요. 만약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이 한 아이의 엄마라면 아이들과 마트에 가서 물건을 사며 어떤 물건을 사는 것이 북극곰을 위한 것인지 이야기 해 보세요. 만약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이 민간단체에서 환경교육을 담당하는 분이면 기존에 하고 있는 환경교육활동에 녹아 낼 수 있는 기후변화 영역을 찾아보세요. 기후변화교육에 관한 정부차원에서의 정책이나 지원도 중요하겠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위치에서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주변의 모든 사람들과 교육적 활동으로 얽히며 함께 실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시작하시면 됩니다.
2012년 2월. 환경매일
이용성 (환경보전교육센터 소장)
‘지구온난화’, 그리고 ‘기후변화’.
일곱 살 먹은 아이들도 지구가 더워지고 있다는 것을 아는 시대입니다. 이제 기후변화는 더 이상 ‘불편한 진실’이 아닌 것입니다. ‘지구온난화’, 그리고 ‘기후변화’. 이제는 너무나 낯익은 단어가 되어 버린 이 두 단어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생각하며 살고 있을까요? 그리고 우리의 삶에는 어떠한 변화가 생기고 있을까요? 혹시 지금도 아무 생각도, 어떠한 변화도 생기지 않고 있다면 지금 이 글을 주의 깊게 읽어 내려가시기를 부탁드립니다.
1. 기후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자극과 동기부여 과정이 필요합니다.
대기오염, 토양오염, 수질오염, 폐기물, 기후변화 등 인간에 의한 환경오염 문제를 접할 때마다 사람들은 무엇을 생각하게 될까요?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현 시대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환경오염을 직접적으로 경험하는 경우가 적기 때문에 환경오염에 의한 현상을 접하는 상황은 언론 등의 매체에 의해 접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렇기에 그 물음에 대한 응답은 직접적인 자극, 지속적인 사고에 성찰에 의한 답변이 아닌 순간적으로 느끼는 감정에 의한 답변일 수 밖에 없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농촌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경우 폐영농자재로 인한 폐기물 문제를, 농약으로 인한 농촌 생태적, 농민 건강적 측면을 직접적으로 경험하게 됩니다. 어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경우에도 연안 생태계 변화로 인한 어획량 감소, 해양 폐기물 문제로 인한 어획량 감소, 갯벌 매립으로 인한 생존권 침해 등을 경험하게 됩니다. 하지만, 먹을거리를 직접 생산하지도, 생활권에서 폐기물을 직접 경험하지도 않는 도시민의 경우 환경오염에 의한 1차적인 영향을 거의 받지 않기 때문에 2차적인 영향이 오기 전까지 그 현상을 직접 느끼지 못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자연과 직접 영향을 주고받는 사람의 경우 환경문제를 생활권과 생존권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반면 도시민의 경우는 환경문제를 직접적으로 느끼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지금의 환경문제를 야기하는 대부분의 오염물질이 도시민이 무언가를 소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는 점에서 본다면 도시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스스로 갖는 적극적인 대안과 노력이 필요한데, 환경문제를 인식할 수 있는 자극요소와 매개체가 부족하기 때문에 필요성에 대한 인식부터가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그렇기에 그 물음에 대한 대답은 몇 가지 나오지 않습니다. ‘내 어릴 적 자연을 아이들도 경험하게 하고 싶은데, 안타깝다.’, ‘제도가 미흡한데, 나 혼자 잘한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좀 덜 먹더라도 우리 가족은 유기농을 먹어야겠다.’, ‘고기를 먹는 인간이 죄스럽다.’ ‘북극곰이 살기 어려운가 보구나.’ 등 순간적으로 느끼는 감성에 의한 답변 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그 순간만 안타까워하고 다시 현실에 안주해 살아가면서 더우면 에어컨을 켜고, 오늘 저녁도 삼겹살을 먹고, 주말에는 백화점에 옷을 사러 가고, 간식도 모자라 주식까지 인스턴트 음식을 아이들에게 먹입니다. 따라서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자극할 수 있는 동기부여 과정과 매개체가 필요합니다. 그러한 이유에서 직접 경험을 통해 동기부여 과정과 인식의 과정을 마련해 줄 수 있는 환경교육이 더욱 더 필요한 것입니다. 우리가 기후변화 문제를 매체로 전해지는 내용이 아닌 피부로 와 닿는 현실로 받아들일 때 이미 그것은 2차적인 형태로 우리를 위협하는 환경문제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지금까지의 여러 환경문제를 받아들일 때 그랬던 것처럼 아직도 그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 수동적인 자세와 태도를 보이며 살아가서는 결코 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하기에 적극적으로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한데, 그것은 자극적인 요소가 결합된 교육의 형태를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기후변화교육은 지금의 기후변화 현상을 이해하고 실천으로 대답할 수 있는 지속적 동기부여과정을 제공하는 매개체입니다.
2. 기후변화. 어떻게 접하고 계십니까?
몇 년 전 TV 광고 중 이런 것이 있었습니다. ‘북극곰이 불쌍해. 우리랑 살면 안 돼?’라고 아빠에게 말하던 꼬마 친구가 있었습니다. 이 광고는 공익광고는 아니었습니다. 이 광고는 아주 어린 아이가 신문을 읽는. 즉, 한글을 배우는 교재를 광고하는 모 출판사의 광고였습니다. 그때 신문기사의 제목이 ‘북극곰 멸종위기’였습니다. 이렇듯 우리가 기후변화 현상을 접하는 가장 일상적이고 어렵지 않는 경로가 바로 언론매체에 의한 간접적 접근입니다. 우리 아이들도 마찬가지겠죠. TV나 신문, 그리고 인터넷 등에 노출되는 여러 기사와 공익광고 등이 기후변화를 접하는 가장 일반적인 매개체일 것입니다. 이와 같이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기후변화에 대한 접근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이는 부분일 뿐입니다. 기후변화 현상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기초적인 자극과,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지식적 측면을 제공할 수는 있지만 대중적인 실천을 유도하기는 어렵다는 점입니다.
초등학생에게 ‘기후변화라는 말을 들어 보았는지?’, ‘기후변화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지?’, ‘기후변화를 어떤 경로로 접하게 되었는지? 등에 관해 물어보면 대부분 TV나 신문, 그리고 인터넷 등에 의해 접했던 경험을 줄줄이 늘어놓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기후변화를 접하는 매개체가 TV나 신문, 그리고 인터넷 외에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성인인 우리도,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도 TV, 신문, 인터넷 외 기후변화를 연결해 주는 매개체가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그 매개체에 사람은 없고 기계와 종이만 자리하고 있습니다. 환경교육적 효과를 가장 높일 수 있는 방법은 환경문제 인식을 위한 직접 체험과 그를 매개할 수 있는 사람(매개인)이 구성되어야 하는데, 직접 체험, 매개인 모두가 없는 상황에서 기후변화교육을 오로지 온․오프라인 매체에 의존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매개체 역할은 어른의 몫입니다. 미래세대인 아이들의 인식변화와 행동변화를 꾀하는 과정에서 어른이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한다면 그 숙제를 함께 풀어가는 과정에서 어른도 함께 변화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후변화교육이 가능한 제도적으로 시스템 구축과 지원, 그리고 어른들의 자발적인 실천의지가 필요합니다.
3. 기후변화교육. 우리 정부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기후변화의 이슈화는 1992년 지구온난화를 줄이기 위해 ‘기후변화협약’이 체결되면서, 1997년 ‘교토의정서’가 체결되면서, 2006년 엘 고어가 제작한 ‘불편한 진실’이 사회적 파장을 불러오면서 조금씩 가속화되기 시작하였는데요. 우리나라는 국제적인 협약인 기후변화협약에 따라 기후변화에 대한 실질적인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압력이 국제적으로 강화됨에 따라 이에 대한 국가적 대응 전략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범국민적 녹색생활실천, 그리고 이를 위한 기후변화교육의 필요성이 강하게 요구되면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 대응 차원에서 정부에서 추진하는 교육적 영역은 크게 몇 가지 되지 않습니다. 가장 큰 영역은 범국민적 교육홍보사업으로서 공중파 언론을 통한 녹색성장사업에 대한 광고와 범국민 녹색생활실천의 필요성의 어필(appeal)일 것입니다. 환경부에서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그린스타트전국네트워크와 지역네크워크를 통해 민간단체와 범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녹색생활실천 공모전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 등의 정부부처와 국립환경환경인력개발원 등의 정부출연기관에서 공무원, 교사를 대상으로 한 기후변화교육, 녹색교육사업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지역교육청에서 실시하는 녹색성장교육시범학교, 녹색성장 시범동아리 운영 또한 예로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정부의 기후변화교육 관련 사업은 몇 가지 한계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교육적 파급력 부족이라는 점입니다.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면 당연 그를 위한 교육사업은 선행되어야 하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교육사업 부족으로 인해 파급력에 힘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초부터 파급이 어려운 협소한 교육사업 운영이 큰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정부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핵심사업 중 탄소포인트제도와 탄소라벨링제도가 있습니다. 탄소포인트제도는 탄소포인트제도에 가입되어 있는 지자체에 거주하는 시민이 직접 탄소포인트제도 홈페이지(www.cpoint.or.kr)에 가입하여 도시가스 사용량, 전력 사용량, 수도 사용량 등을 기입하여 전년동월 대비 저감분에 대해 포인트로 되돌려 받는 제도이고, 탄소성적표시 인증제도라고도 불리는 탄소라벨링제도는 제품 및 서비스상품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라벨형태로 제품에 부착하여 탄소배출량 정보를 공개적으로 제공하고 이를 통해 온실가스 저감 제품에 대한 구매촉진을 장려하는 제도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 중 탄소포인트제도와 탄소라벨링제도를 알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마을 구석구석으로, 아파트 단위별로 ‘찾아가는 교육’ 형태를 띠어야 하는 탄소포인트제도에 대한 교육사업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을까요? 기후변화교육을 선택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학교에서의 기후변화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교사의 의지나 필요에 의해 직무연수를 참여하는, 그리고 시범으로 머물러 끝나버리는 시범학교사업으로는 교육적 파급력을 갖기 어렵습니다.
두 번째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녹색생활실천과 녹색성장 정책 홍보에만 중심을 둔 구성의 문제를 들 수 있습니다. 초기의 환경교육이 명분과 당위성을 강조한 이론적 내용에 중심을 두다가 체험형으로 진화한 이유는 환경문제에 대한 자극과 자기 문제화할 수 있는 동기부여 과정을 구성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교실에서 책을 가지고 학습하는, 시청각 기자재를 활용하는 활동보다 환경문제를 직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체험형 활동을 접목함으로 환경문제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환경교육의 운영 목적인 환경실천에 이르게 하는 동기를 제공하는 과정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체험형 환경교육활동으로 진화한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운영되고 있는 기후변화교육은 대부분 동영상 자료에 의존하고 있고, 이를 약간 벗어난다 하더라도 실험/실습 활동 이상을 넘어가지는 않습니다. 학교에서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기후변화교육의 실정이, 그리고 공무원과 교사를 대상으로 한 기후변화교육의 실정이 이렇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면 체험형 환경교육활동을 지향하고 있는 민간환경단체의 기후변화교육은 어떨까요? 이 또한 긍정적인 답변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정부출연기관 등에서는 매년 비영리민간단체의 공익활동을 지원하는 다양한 사업을 실시하는데 이 중 환경분야의 사업이 종전의 ‘환경생태분야’에서 ‘기후변화, 녹색생활실천 분야’로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정부부처, 지방자치단체, 정부출연기관 모두 기후변화교육, 녹색생활실천 민간 참여 교육사업의 실적에만 관심을 둔 터라 ‘도시공원을 활용한 교육활동’, ‘하천을 대상으로 한 모니터링 및 교육활동’, ‘갯벌 생태계 모니터링 및 교육활동’ 등 기존의 환경생태분야의 사업이 아닌 기후변화교육, 녹색생활실천사업 등의 생활환경교육 관련 사업에만 지원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4. 기후변화교육. 통합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기후변화교육은 누구나 참여 할 수 있어야 하고, 누구나 지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통합적인 접근에서의 활동이 필요합니다. 범국민적인 녹색생활실천 도모하기 위한 공모전이라 한다면 더 많은 홍보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고, 약간의 전문지식이 필요한 참여 사업이라 한다면 ‘찾아가는 교육’ 형태를 띠어서라도 교육적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또한 학교와 가정 두 곳 모두에서 기후변화교육이 가능하도록 교사와 부모는 그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합니다. 기후변화교육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다하더라도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은 충분히 열려 있습니다.
또한 정부의 역할도 더욱 중요합니다. 선택적,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현재의 기후변화교육이 교육적 파급력을 가질 수 있도록 제도적, 정책적 개선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녹색생활실천과 녹색성장 정책 홍보에만 중심을 둔 기후변화교육이 아니라 지구생태계 차원에서, 환경오염의 순환관계의 일환으로서 통합적 접근에 의한 기후변화교육을 구성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습니다.
민간에서의 기후변화교육도 자연생태교육, 다양한 놀이와 관찰활동, 생활환경교육 등 기존에 가지고 있던 영역과 통합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도시숲과 기후변화, 곤충과 기후변화, 갯벌과 기후변화, 물과 기후변화, 먹을거리와 기후변화, 씨앗과 기후변화, 식물과 기후변화 등등 자연생태계는 순환과 연결 고리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들이 함께 움직이기에 기후변화에 접근 가능한 모든 영역을 통합적 관점에서 바라보며 그 접근점을 찾아가며 일반인, 학생 등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개발/운영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기후변화교육이 가지고 있는 제한적, 선택적, 파급력 부족 등의 문제는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느냐’, ‘현재의 환경교육과의 접합점을 어떻게 찾아가느냐’, 그리고 ‘자기 스스로의 역할은 무엇인가’를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실천하는 속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고 기후변화교육의 발전방향 또한 찾을 수 있습니다. 만약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이 초등학교 교사라면 학기가 시작된 이른 봄 아이들과 함께 학교숲에 나가서 작은 꽃과 이를 찾는 꿀벌을 관찰하며 기후변화를 이야기해 보세요. 만약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이 유치원 교사라면 아이들과 현장학습 차 찾은 공원에서 녹색 나뭇잎에 비닐봉지를 씌워 나무의 온도조절 능력을 확인하며 우리가 북극곰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이야기 해 보세요. 만약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이 한 아이의 엄마라면 아이들과 마트에 가서 물건을 사며 어떤 물건을 사는 것이 북극곰을 위한 것인지 이야기 해 보세요. 만약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이 민간단체에서 환경교육을 담당하는 분이면 기존에 하고 있는 환경교육활동에 녹아 낼 수 있는 기후변화 영역을 찾아보세요. 기후변화교육에 관한 정부차원에서의 정책이나 지원도 중요하겠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위치에서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주변의 모든 사람들과 교육적 활동으로 얽히며 함께 실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시작하시면 됩니다.
2012년 2월. 환경매일